양자역학의 해석
양자역학은 미시세계 현상에 관하여 완벽에 가까운 예측력을 자랑한다. 즉 경험적으로 적합하다(empirically adequate). 그런데 고전역학 등 기존의 물리학 이론과 달리, 양자역학에선 수식이 실제 세계에 대하여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연산자에 관한 비-고유벡터가 무엇을 '뜻하는지' 헤아리기가 힘들다.
양자역학 해석 문제
일부 물리학자들은 이런 양자역학의 여러 수수께끼 같은 면모를 더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가령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등도 이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했었다. 특히, 이런 수수께끼 같은 면모는 상대성 이론 등 거시 세계에 적용되는 이론과의 정합성을 고려할 때 심화된다. 이러한 양자역학의 이론적 장치와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들을 통틀어 보통 양자역학의 해석 문제라고 부른다. 양자역학의 해석에 포함되는 대표적인 주제들의 예시는 다음과 같으며, 다양한 '해석'들은 각 주제에 관한 나름의 대답을 제시한다. 양자적 중첩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물리적 상태인가? 이 중첩 상태에 대해 코펜하겐 해석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최근의 결 어긋남 이론이며,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숨은 변수 이론, 그리고 중첩의 모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과격하게 거시계까지 확장시키는 것이 다세계 이론이다. '측정 문제' : '측정'이란 대체 무엇인가? '측정' 행위 자체에도 슈뢰딩거 방정식이 일관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가? 측정 기구와 파동함수는 어떤 상호작용을 하여 확률을 만들어내는가? 여기에 대해 가장 설득력있는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 최신의 결어긋남 이론이다. 양자역학은 반드시 결정론에 어긋나는가? : 예를 들어 드브로이-봄 해석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특수 상대성 이론 등 다른 물리학 이론과 충돌하는 면모는 없는가? 양자역학에 의하면 미시세계는 시간에 따라 유니터리하게 변화하는 계이며 수학적으로도 잘 정의된다. 하지만 이를 우리가 보고 있는 거시세계와 연관시키려 들 때 애매하고 불명확한 부분이 생긴다. 이 같은 모호성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양자역학에 해석을 가미하는데, 예를 들어 관측에 의해 상태가 결정된다는 코펜하겐 해석에 대하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누군가 달을 보고 있을 때만 달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던졌다고 한다.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라는 말도 이 양자역학의 해석에 대한 논쟁 와중에 나온 말이다. 표준적인 양자역학/교재는 코펜하겐 해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코펜하겐 해석
1) 경로적분경로 적분(path integral formulation)
파인만은 이런 해석에 별 관심이 없었으나 좀 더 납득할 만한 형태로 개념적 도구를 보강했다는 점에서 코펜하겐 계열 해석이라고 할 만하다. 이 개념을 두고 종종 '파인만이 양자역학을 결정론적으로 기술하는 데 성공했다'라는 애매한 오해를 사기도 한다.
2) 결 어긋남 이론(decoherence program)
디터 제(Dieter Zeh)에 의해 기본 틀이 제시된 이론이며 현재 가장 유력한 이론으로 대접받고 있다. 다세계 해석과 같은 개념을 쓰기 때문에 헛갈릴 수도 있으나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이론으로, 엄연히 중첩을 다루는 것에 있어 코펜하겐 해석의 기반에서 전개되는 이론이며 슈뢰딩거의 사고 실험이 제기하는 거시계에 대한 논점을 받아들여 '어떻게 거시계가 출현하는가?'를 논한다. 이 이론에서는 결맞음(coherence)과 결어긋남(decoherence, 결풀림)이라는 개념을 쓰는데, 이중 슬릿 실험에서의 파동의 상쇄, 보강 형태를 그 근간으로 삼고 있으며 이 파동의 규칙적인 형태가 맞는 상태를 결맞음, 이 균형이 간섭을 받아 흐트러지는 것을 결어긋남이라고 한다. 미시계는 결맞음 상태에서 중첩 상태로 존재하다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결어긋남 상태로 돌입하고, 이 순간 고전 물리학적 서술이 가능한 거시계가 된다는 것이다.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고양이는 스스로 거대한 거시계인 데다가 계속해서 주변 공기 등과 상호작용하고 있으므로 고전적으로 서술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이론에서는 그간 신비주의적으로 서술되기까지 했던 측정 또한 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의 일부라고 본다. 기존의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경험적 논증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관측이라는 용어를 실험대상과 관측 장비와의 상호작용에 국한했다면, 결 어긋남 이론에서는 실험 중에 연구자의 실수로 관측하려는 물질이 아무 상관없는 공기 입자와 부딪혀도 그것이 관측이자 상호작용이라고 보며 실제로 안톤 차일링거의 최근 실험에서는 인간 관측자 없이도 결어긋남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현재 가장 정설에 가깝고 주류에게 지지받는 이론이다. 무엇보다 관련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다세계 이론이나 숨은 변수 이론들과는 달리 정설로 대접받는 이유이며, 안톤 차일링거(Anton Zeilinger)가 풀러렌 실험으로 어느 정도 검증했다는 것이 학계의 인식이다. 이 실험은 여러 가지를 시사하는데, 고전적인 관측자 없이 계의 상호작용만으로 양자역학에서의 중첩 상태에서의 미시 - 거시 전환이 발생한다는 것을 검증했으며, 또한 그 전환이 어느 수준에서 발생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진공 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결맞음이 깨지는 순간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풀러렌은 충분히 거시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중첩이 가능한 것을 보임으로써 미시계와 거시계의 경계에 대해서도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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